사람사는 이야기

일성록(日省錄)

難勝 2011. 5. 24. 23:15

 

세계기록유산 등재된 일성록(日省錄) 

 

정조가 창안한 연대기

실록ㆍ승정원일기와는 달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가 결정된 일성록(日省錄)은 조선 후기에 국왕의 동정이나 국왕이 결정에 개입한 국정의 제반 운영사항을 매일매일 일기체로 정리한 연대기 자료다.

 

1760년(영조 36)에서 1910년(융희 4)까지 151년치 기록을 담은 일성록은 한 질만 편찬된 유일본이자 필사본으로 전 2천329책이 모두 전한다. 원본은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이 보관 중이며 국유물이다.

 

일성록은 정조가 세손 시절에 쓰기 시작한 존현각일기(尊賢閣日記)를 뿌리로 한다. 이 때문에 일성록은 정조의 창안물로 간주된다.

 

정조는 논어에 나오는 증자의 말 오일삼성(吾日三省), 즉, “나는 매일 세 번 반성한다”에 깊은 감명을 받아 자신을 반성하는 자료로 삼고자 이 일기를 작성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후 일기는 정조가 할아버지 영조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른 후 국가의 공식 기록으로 편입된다.

 

정조는 규장각 관원들에게 매일매일 일기를 작성하게 한 다음 5일마다 그 일기를 정서해 자신에게 올려 결재를 받도록 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일성록은 정조의 개인 일기를 뛰어넘어 국정 일기로 전환된다.

 

일성록은 기존에 세계기록유산에 이름을 올린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와 더불어 조선왕조 3대 연대기로 꼽힌다.

 

하지만 실록과 승정원일기가 지금의 국왕을 ’상(上)’이라 해서 3인칭으로 표현하며 기사들을 시간 순서로 서술한 편년체(編年體)인 데 비해 일성록은 국왕을 1인칭 용어인 ’여(予)’, 즉, ’나’라고 해서 국왕 주도의 기록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한편, 시간 순서가 아니라 주제 순으로 사안들을 기록한 강목체(綱目體)다.

 

일성록은 단순한 조선후기의 역사 기록물에 그치지 않고, 18~20세기 동서양의 정치ㆍ문화 교류의 구체적 실상과 세계사의 보편적 흐름을 담은 기록물이라는 점이 높이 평가받았다.

 

또한 한 질로만 편찬된 유일본이며, 왕명에 의해 국가기관이 작성해 국가 주도하에 보존 관리가 잘 이루어진 기록물로 그 진정성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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