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시게, 친구!
무얼 그리 생각하고 있나?
산다는 게 다 그렇지 뭐....
아직은 물때가 맞지 않으니 조금만 기다리시게나.
조금은 덥고 힘들겠지만 푸르른 세월,
썰물 때를 그냥 보낼 순 없지 않은가.
여보시게, 친구!
무얼 그리 두려워하고 있나?
뱃길은 무한한 것을...
어느 길이든 바람따라 흘려보내면 그만인 것을...
비록 힘없는 길이지만,
한 줄기 희미한 등대불이라도 되어 보세나.
암흑 속을 항해하는 수 많은 인생들....
그들의 그림자라도 만들어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달도 차면 기울고,
해도 때가 되면 저리 서산으로 기우는데,
우리네 인생도 저리 서산으로 기우는데,
지고 갈건가, 이고 갈건가.
썰물 때 쉬엄쉬엄 술이나 한 잔 하며 쉬어가세나.
여보시게, 친구!
자네나 나나 어차피 한줌의 재로 돌아갈 몸,
물길 따라 세월 따라 떠도는 나그네일 뿐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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