拈華茶室

여보시게 친구!

難勝 2011. 6. 15. 04:10

 

여보시게, 친구!

무얼 그리 생각하고 있나?

산다는 게 다 그렇지 뭐....

 

아직은 물때가 맞지 않으니 조금만 기다리시게나.

조금은 덥고 힘들겠지만 푸르른 세월,

썰물 때를 그냥 보낼 순 없지 않은가.

 

여보시게, 친구!

무얼 그리 두려워하고 있나?

뱃길은 무한한 것을...

어느 길이든 바람따라 흘려보내면 그만인 것을...

 

비록 힘없는 길이지만,

한 줄기 희미한 등대불이라도 되어 보세나.

암흑 속을 항해하는 수 많은 인생들....

그들의 그림자라도 만들어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달도 차면 기울고,

해도 때가 되면 저리 서산으로 기우는데,

우리네 인생도 저리 서산으로 기우는데,

지고 갈건가, 이고 갈건가.

썰물 때 쉬엄쉬엄 술이나 한 잔 하며 쉬어가세나.

 

여보시게, 친구!

자네나 나나 어차피 한줌의 재로 돌아갈 몸,

물길 따라 세월 따라 떠도는 나그네일 뿐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