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 찾아 가는 길

불일암(佛日庵)의 법정스님

難勝 2011. 7. 13. 23:06

 

 

 

"불일암(佛日庵)"은 고려 후기에 활동한 '자정국사'가 창건했다고 하며 얼마전 까지 자정암이라고 불렀으며 1975년 법정스님이 중수하면서 '불일암' 편액을 걸었고, 1996년 본채 상부를 해체 중수했다.

 

지금의 본채 자리에는 칠성각이 있었고, 옛날 본채는 텃밭과 요사채 자리에 있었다.

 

불일암에서 법정스님은 암자 앞마당의 후박나무 아래에 계신다. 그러나 댓돌 위에는 스님의 신발이 놓여 있다.

암자 입구 창문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문을 열지 말고 참배만 하고 가시오"

 

불일암에는 법정스님의 사진은 참배객을 위하여 입구에 붙여 놓았지만 문고리를 잡아당겨도 문은 굳게 닫혀 있다.

 

불일암 경내 북동쪽에 자정국사 부도는 그 모양새가 단아하고 기품이 있는 조각품으로 600여년 세월에도 온전한 모습으로 남아 있으며, 그 부도에서 나온 사리함은 지방문화재로 지정되어 송광사 박물관에 보관 전시 되어 있다.

 

법정스님은 서울 봉은사에서 운허스님과 더불어 불교 경전 번역일을 맡아 하던 중 함석헌, 장준하,김동길 등과 함께 민주수호국민협의회를 결성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다.

 

1975년 본래의 수행승의 자리로 돌아가기 위해 송광사 뒷산에 불일암을 짓고 홀로 살기 시작했다.

하지만 세상에 명성이 알려지자 1992년 다시 출가하는 마음으로 불일암을 떠나 아무도 거처를 모르는 강원도 산골 오두막 문명의 도구조차 없는 곳에서 혼자 살아왔다.

 

강원도 생활 17년째인 2008년 가을, 묵은 곳을 털고 남쪽지방에 임시 거처를 마련했었다.

 

 

우리가 적은 것을 바라면 적은 것으로 행복할 수 있다.

그러나 남들이 가진 것을 다 가지려하면 우리 인생이 비참해진다.

사람은 저마다의 자기 몫이 있다.

자신의 그릇만큼 채운다.

그리고 그 그릇에 차면 넘친다.

자신의 처지와 분수 안에서 만족할 줄 안다면 그는 진정한 부자이다.

 

- 법정스님 수필집 '아름다운 마무리' 중에서 -

 

 

산길이 끝나는 곳에는 어느 곳이든지 늘 암자가 있었다.

무소유의 삶을 실천하시며 자연과 더불어 사셨던 법정스님!

 

스님의 모습은 뵐 수 없지만, 암자 앞에 멋지게 자라고 있는 후박나무 아래 늘 스님은 계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