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

임사이구(臨事而懼)

難勝 2011. 12. 29. 16:58

李대통령 임진년 신년화두 '임사이구'

격랑의 한반도ㆍ내년 선거 맞아 '결연한 의지' 천명

이명박 대통령은 29일 2012년 임진년(壬辰年) 신년화두를 ‘임사이구(臨事而懼ㆍ어려운 시기, 큰 일에 임하여 엄중한 마음으로 신중하고 치밀하게 지혜를 모아 일을 잘 성사시킨다)’로 선정했다.

이 대통령이 ‘임사이구’를 신년화두로 선정한 것은 많은 변화와 불확실성이 예상되는 2012년에 신중하고 치밀하게 정책을 추진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고자 하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번 신년 화두는 집권 마지막 해를 맞아 국정과제를 잘 마무리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후 격동의 한반도 상황을 최우선적으로 감안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 사후 격랑에 휩싸이고 있는 한반도 상황을 연착륙시켜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안고 있는 이 대통령의 결연한 의지가 ‘임사이구’에 녹아있다는 것이다.

이 사자성어의 출전은 ‘세종실록’(재위31년ㆍ1449년9월2일 기사)’이다.

내용은 ‘古人 當大事, 必云 臨事而懼 好謀而成(옛 사람들은 큰 일을 당하게 되면, 반드시 두려움과 같은 엄중한 마음을 지니고 동시에 지모(지혜)를 내어 일을 성사시키라고 했다)’이다.

세종대왕이 승하 5개월을 앞두고 남긴 어록으로 ‘큰일을 처리함에 지도자가 가져야 할 ‘신중함과 치밀함의 덕목’이라는 중용의 자세를 강조한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향후 남북관계에서 신중함과 치밀한 지혜로 좋은 결과를 성취하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이라며 “이 같은 의지는 신년 연설에서 구체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2009년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현충일 추념사를 통해 “세종대왕께서는 너무 두려워하여 술렁거려서도 안 되지만, 두려워하지 않아 방비를 잊어서는 안된다는 했다”면서 ‘임사이구’를 언급한 바 있다.

실제로 신년화두 선정시 동진대성(同進大成ㆍ함께 나아가 크게 이룬다)과 일이관지(一以貫之ㆍ하나의 이치로써 모든 것을 꿰뚫는다), 집사광익(集思廣益ㆍ생각을 모아 이익을 더한다), 윤집기중(允執其中ㆍ중용을 취한다)’도 후보군이었다고 한다.

한학자인 대산 김석진옹과 정범진 전 성균관대 총장 등 수십명의 전문가가 후보작을 올렸다는 후문이다.

결국, 대외적으로는 한반도 정세와 대내적으로 내년 총선ㆍ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신중하고 치밀한 지혜를 강조하기 위해 ‘임사이구’가 최종작으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대통령은 임기 첫해인 2008년 시화연풍(時和年豊ㆍ화평한 시대를 열고 해마다 풍년이 들도록 함), 2009년에는 부위정경(扶危定傾ㆍ위기를 기회로 삼아 잘못됨을 고침)를 주요 국정화두로 내세운 바 있다.

또 2010년에는 일로영일(一勞永逸ㆍ지금의 노고를 통해 안락을 누림), 올해 초에는 일기가성(一氣可成ㆍ일을 단숨에 매끄럽게 해냄)이 신년화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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