拈華茶室

봄의 음성 - 茶室에서

難勝 2012. 3. 4. 05:17

 

 

 

봄의 음성

 

 

음침한 계곡 겨울내 얼어대던

두꺼운 구들장 밑에

희미하게 들리는 백만 군중이

함성을 지르고 있다.

 

살바람 속에도

봄기운이 섞여 부는 것은

아마 억압해 놓은 봄이

앙탈을 부리고 있는 탓이다.

 

설한풍 문턱을 지나

겨울 가슴 상실되어가는 때

나무 끝 초심지 같은

연지 곤지 찍은 봉우리가

수줍은 얼굴로 방문을

빼꼼이 열고 고개를 내민다.

 

영원히 시들지 않을 것 같은

청춘의 꿈...

 

가을낙엽 따라 흐른 세월은

어느덧 끝자락에 머문 겨울이다.

 

운무에 살짝 가린 은은한 달빛으로

속옷을 만들고

강렬히 내품는 태양으로

겉옷을 만들어 입고 싶은 하루는 

오늘의 캔버스에 

또 다른 봄날을 그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