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탈의 나루터
달마 스님이 말했다.
“경에 말씀하기를 ‘무릇 상이 있는 것은 모두 다 허망하다.
또 형상으로 나를 보거나 음성으로 나를 찾는다면 이 사람은
그릇된 도를 행하는 것이니 여래를 보지 못한다’ 고 하지
않았던가.
이와 같이 사물이나 형체는 진실이 아님을 알 것이다.
그러므로 옛부터 모든 성인들이 닦으신 공덕을 말씀하실 때
는 한결같이 밖에서 구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면서 마음을
강조했다.
마음은 모든 성인의 근원이며 일만 가지 악의 주인이다.
열반의 즐거움도 자기 마음에서 오는 것이요, 삼계 윤회의
즐거움도 자기 마음에서 일어난다.
마음은 곧 세간을 뛰어나는 문이고 해탈로 나아가는 나루터
이다.
문을 알면 나아가지 못할까 걱정할 것이 없고, 나루터를 알면
저 기슭에 이르지 못할 것을 어찌 근심하겠는가.
가만히 살피건대, 요즘 사람들은 아는 것이 얕아 겉 모양만
으로 공덕을 삼으려 한다.
힘써 공을 들여 자기도 손해보고 남도 또한 미혹하게 하며,
이러고서도 부끄러운 줄 알지 못하니 어느 때에나 깨칠 것
인가.
세간의 덧없는 유위법을 보고는 아득하여 알지 못한다.
그러면서 세간의 조그마한 즐거움을 탐착하고 다가올 큰
괴로움은 깨닫지 못하니, 이와 같이 공부해서는 헛되이
스스로를 피로하게 할 뿐 도무지 이익이 없을 것이다.
다만 마음을 잘 거두어 안으로 돌이켜 깨치면 보는 것이
항상 맑아, 삼독심은 끊어져 사라지고 육적이 드나들 문
은 닫혀 침범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이 때 비로소 한량없는 공덕의 갖가지 장엄과 무량 법문을
낱낱이 다 성취하여 순식간에 범부를 벗어나 성인의 경지에
오르게 될 것이다.
깨침은 잠깐 사이에 있는 것인데 어찌 머리가 희기를 기다
리랴.
참된 법문의 심오한 뜻을 어찌 갖추어 말할 수 있으랴.
여기서는 마음 관하는 것만을 말하며 나머지 세밀한 일을
짐작케 하려는 것이다.”
- 달마 관심론 -
'尋劍堂'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사일여(生死一如)란? (0) | 2008.12.06 |
---|---|
제3회 포교사고시 문제해설(11) (0) | 2008.12.06 |
제3회 포교사고시 문제해설(10) (0) | 2008.12.05 |
무상(無常)이란 (0) | 2008.12.05 |
칠법불가피(七法不可避) (0) | 2008.1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