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랜 옛날,
인도에 믿음이 진실한 스님이 계셨는데 그의 소원은 황금으로 된 범종 하나를 만들어 놓고 죽는 것이었습니다.
그리하여 부지런히 돌아다니며 시주를 받아 황금 범종을 만들기 시작하였지만 동(銅)으로 된 대형 범종을 만드는 일도 쉽지 않은 터에 황금으로 대형 범종을 만드는 일이란 그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음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지요.
결국 그 스님은 종이 채 반도 이루어지기 전에 기력이 쇠잔하여 죽고 말았고 죽어서 부처님 앞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는 부처님께 생전에 종을 만들던 일을 고하고 그 종을 완성할 때까지만 다시 인간 세상에
살도록 해달라고 간절히 빌었습니다.
그의 진심을 아신 부처님은 다시 그를 인간 세상에 살도록 허락을 해 주셨고소원대로 환생을 하여 인간 세상으로 돌아왔으나, 이미 세상은 예전에 살던 세상이 아니었고 그가 만들다 만 종의 행방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가 부처님께 잠시 다녀오는 동안 인간계에선 벌써 1백년의 시간이 흘러갔던 것이지요.
그리하여 그는 그 종을 찾아 완성하기 위해 바랑을 걸머지고 세상의 구석구석을 떠돌아 다녔는데 어느 날 길을 가다가 자신의 발 밑에 자기가 만들던 종 모양을 한 황금빛 꽃이 있어
그 줄기를 따라 땅 속을 파들어 가니 바로 거기에 자신이 만들던 대형의 황금 범종이 미완성인 채로 묻혀 있었습니다.
그는 그 종을 파내어 각고의 노력 끝에 완성을 시키고 어떤 소리가 나는가 싶어 쳐 보았는데 종에선 소리 대신 황금빛 꽃이 떨어지면서 누우런 황금 열매가 달리는 것이었습니다.
두 말 할 것도 없이 황금빛 꽃은 호박꽃이었고 황금빛 열매는 다름 아닌 호박이었던 게지요.
그러니까 노란 호박꽃은 한 스님의 불심에 감복하여 부처님이 그 스님으로 하여금 범종을 찾게하기 위해 만들어 낸 꽃인 셈입니다.
찬찬히 살펴보면 어여쁘지 않은 꽃이 없습니다.
아무리 하찮게 보이는 사람일지라도 귀하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사람 사이에 담을 쌓아 구분 짓고 마음에 금을 그어 경계를 짓게 만드는 선입견이란 진실로 상대를 이해하는 일에 장애가 될 뿐입니다.
사랑은 상대를 그윽히 바라보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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