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

피해망상 환자들의 증상

難勝 2009. 9. 21. 05:47

피해망상 환자들의 증상

 


두루 다녀 보면서 만났던 피해망상 환자들이 지니는 주요한 특징


 1. 자기는 아무 죄 없는데 주위 사람들이 작당을 해서 자기를 괴롭힌다고 믿는다

 

 2.자기의 논리는 매우 정교하며 합리적인데 다른 사람들의 논리는 매우 비논리적이고 저열하며, 얘기하다가 머리가 아파서 피해 버리면 자기의 탁월한 논리력에 굴복했다고 믿는다.

 

 3. 주위 사람들이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는데도, 그 행동 하지 않음 자체가 방관이며 자신에 대한 가해자에 대한 묵시적 동의라고 여긴다. 

 

 4.  누가 진지하게 말을 걸면 피하거나 , "왜 이 간단한 걸 못알아듣지?"라고 어안이 벙벙해하기 일쑤고, 정말 궁지에 몰리면 별안간 날씨 얘기로 화제를 돌리기도 하며, 본론 아닌 말꼬리를 잡아서 시비를 건다.  이를테면 존대말 실컷 하다가 한 번 "그러면 안되지....." 섞어 쓰면 왜 반말이냐고 난리친다

 

 5. 자기는 할 거 다하면서 남이 자기 비슷한 행동을 하면 대단히 불쾌해한다.   이를테면 자기는 남의 집에서 예쁜 돌을 주워 오면서 남이 자기 돌을 퍼가면 길길이 뛴다.

 

6. 대개 분열을 동반한다.  어떤 때는 자애로운 스님같이 인자하고 근엄하다가 성적 호기심 충만한 청소년이 되기도 하고, 인간은 빈 손으로 왔다고 달관한 스님이 되기도 한다. 

 

7. 자신이 대단한 위인이며 방구석에 들어앉아 있는 주제에 안드로메다와 교신하면서 지구의 위기를 탄식하는 부류도 있다.  방구들장 지고 살면서도 항상 피곤하고, 매일 녹초가 된다.  그러면서 꼭 바쁜 티를 내야 직성이 풀린다.  

 

8. 적반하장을 생활화하고 있다. 어거지 분야에서는 노벨상도 모자란다.

 

9. 몸바쳐 맘바쳐 미워하는 적이 있다.  이웃의 아무개일 수도 있고 전 정권의 졸개들일 수도 있고, 휴전선 너머 나라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 적개심을 공유하지 못하면 다 적이다.

 

10.  그렇게 주위에서 힘들게 하시는데 차라리 이사를 가시면 어떨까 권유하면 죽어도 말 안들어먹는다.   괴로와하면서 즐긴다.   즐기면서 괴로운 체 하는지도 모르겠다.  좀 심한 경우는 "내가 있어야 걔들이 심심하지 않지.  내가 참아야지" 하는 가공할 망상도 선보인다.  드문 경우로는 "내가 이렇게 외쳐야 정의가 산다....."고 버티는 수준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적어놓고 보니 누군가를 떠올리는 분도 계실 것이나, 위 사실은 철저히 나의 경험일 뿐이며 실제의 인물과는  아무런 관련도, 해당사항도, 연관성도, 유사함도 없음을 명확히 선언해 두는 바이며,  행여 그런 오해가 없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하나만 더 덧붙이자.

 망상환자들에게 의사 아닌 일반인이 그 망상을 깨려고 덤빈다거나 논리적으로 설득하는 것은 말대가리에 뿔나는 확률과 비슷하게 어렵다.  

또 열받는다고, 그 망상 희한하다고 욕설을 퍼붓거나 위압을 행사하면 그것은 환자의 상태를 악화시키는 결과를 낳을 뿐이라고 한다.  전문가가 아니면 개입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리고 그런 분들은 가만 놔 두면 제풀에 꺾인다.  

근데 주위에 꼭 성미 급한 사람들이 있어서 좀 조용히 합시다 하거나 아줌마 미쳤어? 시비를 걸면....... 결국 상황은 더 악화되고 괴로운 건 주위 사람들이다.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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