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

이하부정관(李下不整冠) - 오얏나무 아래서......

難勝 2009. 10. 30. 04:48

이하부정관(李下不整冠)


풀이 : 오얏나무 밑에서 갓을 고쳐 쓰면 도둑으로 몰리기 쉬우므로 오얏나무 밑에서는 것을 고쳐 쓰지 말라는 뜻으로 , 남에게 의심받을 만한 짓은 아예 삼가라는 말이다.

 

유래 : 전국시대에 제나라 위왕은 밤낮으로 주색에 빠져서 정치를 돌보지 않았다. 이런 임금에게는 으레 아첨과 아부를 일삼아 정치를 망치는 자가 있게 된다. 이때도 아첨을 잘하는  신하 주파호가 위왕의 신임을 얻어 정치를 어지럽혔기 때문에 민란 자주 일어나고, 조정에는 기강이 서지 않았다. 위왕의 공주 우희가 보다 못해 어느 날, 부왕에게 말했다.

 “주파호는 뱃속이 검은 사람이니 높은 벼슬을 주어서는 안 됩니다. 제나라에 북곽이라는 훌륭한 사람이 있는데, 이 사람을 데려다 쓰십시오,”

 이 말이 어쩌다가 주파호의 귀에 들어갔다. 그는 우희를 모함하려고 우희와 북곽의 사이가 묘하다느니, 평소에 우희 행실이 바르지 못하다느니 하는 헛소문을 퍼뜨렸다. 그러자 이 소문이 자연히 왕의 귀에 들어가 위왕은 우희를 옥에 가두고 형리로 하여금 조사케 하였다. 그런데 형리도 주파호의 사람이었으므로 허위 사실을 적어 왕에게 바쳤다.왕은 그 내용이 너무도 엄청나고 허무맹랑하여 의심을 품고, 직접 물어 보려고 우희를 물러냈다. 이에 우희는 모든 것이 거짓임을 밝히며 말했다.

 “소녀는 지금까지 일편단심으로 부왕을 위해 노력했으나 간신에게 모함을 당했습니다. 소녀는 아무런 잘못이 없습니다. 만일 죄가 있다면 그것은 사람들의 의심을 받을 수 있는 ‘참외밭에서 신을 고쳐 신지 말 것이며, 오얏나무 밑에서 갓을 고쳐 쓰지 말라’는 타이름을 실천하지 못했던 것과, 누구도 소녀를 위해 진실을 밝혀 줄 사람을 두지 못했다는 것뿐입니다. 이제만일 죽음을 맞는다 해도 더 이상 변명하지 않겠으며 또 변명할 말도 없습니다. 그러나 다만 한 가지 말씀 드릴 것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추파호의 간악함과 나라를 어지럽히고 있는 실정을 낱낱이 고해바쳤다. 우둔하던 위왕도 공주의 진심어린 충고에 자기의 잘못을 비로소 깨닫고 악몽에서 깨어났다. 그리하여 공주를 풀어주고 주파호를 곧바로 붙잡아 처형에 버린 다음에 그의 일당도 모두 벼슬을 빼앗아 국정을 바로잡았다. 이때부터 제나라는 부정부패와 부조리를 추방하여 국력이 튼튼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