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도의 정신은 禪과 통한다고 말한다.
趙州선사에게는 불법의 대의를 물으러 오는 사람이 많았다.
하루는 두 명의 수행자가 왔는데, 한 사람은 처음 온 사람이고, 다른 한 사람은 전에 온 적이 있는 사람이었다.
조주가 처음 온 사람에게 물었다.
"자네는 전에 온 적이 있는가?"
"없습니다."
"그런가? 그럼 차나 한 잔 마셔라(喫茶去)"
이번에는 전에 온 적이 있는 수행자에게 물었다.
"자넨, 전에 온 적이 있는가?"
"있습니다."
"그런가? 그럼, 차나 한 잔 마셔라."
이렇게 그는 누가 오든 "당신은 전에 여기 온 적이 있는가?" 하고 물었다.
그리고는 상대방이 "있다"고 대답하든 "없다"고 대답하든 한결같이 "끽다거"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院主가 조주에게 물었다.
"스님은 온 적이 있다는 사람에게나 없다는 사람에게나 똑같이 "끽다거"라고 말씀하시는데 왜 그러십니까?"
그러자 조주는 "원주님"하고 부르고는 역시 "끽다거"라고 말했다.
차라도 한 잔 마시라는 뜻이다.
여기서 '去' 자는 '가라'는 뜻이 아니라 명령을 강조하는 措辭일 뿐 아무 뜻이 없다.
이때부터 '조주끽다거'라는 말이 禪에서 중요한 公案의 하나가 되었다.
차를 대접하는데 처음 본 사람과 여러 번 만난 사람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
또 불도에 들어가는 데 특별한 입구가 있는 것도 아니다.
제자가 스승에게 말했다.
"스님 곁에 와서 한 번도 마음의 수행에 대해 가르침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제발 오늘은 가르쳐주십시오."
"그런가? 나는 늘 마음의 수행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가르쳐왔다고 생각하는데..."
"어떤 식으로 가르치신 것입니까?"
"네가 차를 가지고 오면 나는 그것을 마시고, 음식을 가지고 오면 나는 그것을 먹지 않더냐.또 자네가 인사를 하면 나는 답례를 하지 않았느냐. 이래도 내가 자네에게 아무 것도 가르치지 않았다는 것이냐? 만나면 당장 그것을 봐라. 그 때 그저 그것을 보는 것일 뿐, 거기에 대해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생각을 한다면 그 때 그것은 자네 앞에서 사라져버릴 것이다."
조주는 禪이라는 것은 어렵게 생각하면 한이 없으므로 그저 한 잔의 차를 마시는 평범한 행위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행하라는 뜻으로 말했을 것이다.
이런 이야기도 있다.
어떤 유학자가 한바탕 논쟁을 벌이려고 선승을 찾아왔다.
그런데 그가 논쟁에 열을 올리다가 흥분한 끝에 차를 엎질렀다.
그것을 보고 선승이 물었다.
"이럴 때 유가에서는 어떻게 하십니까?"
유학자는 신통한 생각이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자 선승이 이렇게 말했다.
"선에서는 이렇게 합니다."
그러면서 걸레를 가지고 와서 방바닥에 엎질러진 찻물을 닦았다.
그것이 선이다.
그것이 차를 마신다는 뜻이다.
-깨달음의 열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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