拈華茶室

까치와 수레바퀴 - 나는 어떤 사람인가

難勝 2012. 5. 19. 04:42

 

 

까치와 수레바퀴

 

제자백가 중에 묵가가 있습니다.

영화 “묵공”을 통해 묵자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해도가 높아지긴 했지만 많은 사람의 관심 밖에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묵(墨)은 먹을 의미합니다.

먹은 검은색이지요.

동양이나 서양이나 검은 것은 꺼려하는 색이고 결국 낮은 위치의 하층민을 의미합니다.

 

우리나라 욕에 경(黥)을 칠 놈이란 말이 있습니다.

경이란 얼굴에 죄인이라고 문신을 새기는 것이지요.

묵자는 이렇듯 죄인이나 하층민으로부터 출발했다는 견해가 지배적입니다.

그리고 엄격한 규율과 검소하고 실천적인 모습과 백성을 사랑하는 박애주의에 그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묵자라는 책은 논어처럼 후대의 제자들이 스승의 언행을 모아 놓은 책입니다.

그 책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공수자(公輸子)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나무를 깎아 물건을 만드는 재능이 뛰어났지요.

 

하루는 대나무로 까치를 만들었습니다.

이 대나무 까치를 하늘로 날려 보냈는데 하늘로 날아가 사흘이 지나도록 내려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는 자신의 멋진 재능에 스스로 만족해했지요.

 

이 때 묵자가 말합니다.

“자네의 그러한 재능은 수레바퀴를 만드는 솜씨만도 못하다네.

그들은 잠깐 사이에 나무를 깎아서 무거운 짐을 운반하게 한다네.

그런데 나무로 만든 까치가 하늘을 날아간들 그것이 사람들에게 무슨 도움을 준단 말인가?”

 

사람마다 각각 재능이 다릅니다.

어떤 재능이든지 인류에게 유익하게 사용되어야 의미 있는 것이지,

자신의 이익만을 대변하거나 남을 해치는데 사용된다면 이는 세상을 어지럽게 하는 화근이 될 것입니다.

 

다이너마이트를 만든 노벨은 역사상 가장 뛰어난 발명을 하였지만,

후대 사람들이 전쟁용도로 사용하면서부터 인류의 큰 화근이 되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어쩌면 노벨이 살린 사람보다 죽인 사람들이 몇 천배는 많을 것이니까요.

 

우리도 살아가면서 내가 남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인가,

아니면 오히려 해로움을 끼치는 사람인가...

 

한번쯤은 숙고해볼 필요가 있습니다.